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장난감을 사람처럼 대하는 아이의 마음

📑 목차

    공감 능력은 이렇게 시작됩니다

    장난감을 사람처럼 대하는 아이의 마음

    인형에게 밥을 먹이고,
    아프다며 이불을 덮어주고,
    장난감에게 조용히 말을 거는 아이를 바라볼 때
    부모는 미소를 지으면서도 마음 한편이 흔들립니다.

     

    “너무 빠져 있는 건 아닐까?”
    “현실과 구분을 못 하면 어떡하지?”

     

    하지만 이 장면은
    아이의 상상력이 지나치게 앞서간 모습이 아니라,
    정서 발달이 한 단계 깊어지고 있다는 신호에 가깝습니다.


    장난감은 아이에게 ‘감정을 연습하는 안전한 상대’입니다

    아이의 뇌는 아직
    ‘기쁘다’, ‘서운하다’, ‘미안하다’ 같은 감정을
    말로 정리하고 설명하는 데 익숙하지 않습니다.

     

    그래서 아이는
    눈에 보이고, 손으로 만질 수 있는 대상에
    자기 마음을 옮겨 담아 연습합니다.

     

    장난감은
    혼내지 않고,
    거절하지 않고,
    상처받지 않는 존재이기 때문에

    아이에게는 가장 안전한 감정 연습 상대가 됩니다.

     

    이 과정을 심리학에서는
    의인화 놀이(anthropomorphic play)라고 부르며,
    공감과 정서 이해가 자라나는 자연스러운 경로로 설명합니다.


    의인화 놀이가 아이에게 남기는 것들

    장난감을 사람처럼 대하는 놀이 속에서
    아이는 다음과 같은 능력을 차곡차곡 쌓아갑니다.

    • 다른 존재의 입장을 상상하는 힘
    • 감정을 말이나 행동으로 표현하는 경험
    • ‘내 마음’과 ‘상대의 마음’을 구분하는 감각

    이 능력들은
    또래 관계에서 갈등을 이해하고,
    학교 생활에서 감정을 조절하며,
    사회 속에서 관계를 맺는 데 기초가 됩니다.

     

    즉, 지금의 놀이는
    미래의 인간관계를 위한 사전 연습에 가깝습니다.


    “그건 장난감이야”라는 말이 아쉬운 이유

    사실을 바로잡는 말이지만,
    아이의 감정 흐름을 갑자기 끊어버릴 수 있습니다.

     

    아이는 그 순간
    “이 감정은 틀렸나?”
    “이렇게 느끼면 안 되나?”
    라고 받아들일 수도 있습니다.

     

    대신
    “그래서 그 친구는 지금 어떤 기분일까?”
    “왜 그렇게 해줬을까?”
    라고 묻는 질문은

    아이의 놀이를 존중하면서도
    감정을 한 단계 더 깊이 생각하게 만듭니다.

     

    감정에 머무르던 사고가
    이해와 판단으로 자연스럽게 확장되는 지점입니다.


    부모가 개입해야 하는 지점은 여기입니다

    이 놀이를
    과하게 부추길 필요도 없고,
    억지로 현실로 끌어낼 필요도 없습니다.

     

    부모가 살펴볼 것은 단순합니다.

    • 아이가 놀이를 스스로 시작하고 끝낼 수 있는지
    • 장난감의 감정을 자기 감정과 구분할 수 있는지
    • 놀이가 다른 활동으로 자연스럽게 전환되는지

    이 세 가지가 가능하다면,
    의인화 놀이는 걱정의 대상이 아니라
    정서가 자라고 있다는 증거입니다.


    이 놀이가 끝났을 때 아이에게 남는 것

    장난감을 사람처럼 대하는 아이는
    이미 마음을 다루는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.

     

    그 연습은
    타인의 감정을 함부로 대하지 않는 태도,
    관계 속에서 선을 지키는 감각,
    그리고 공감이라는 힘으로 이어집니다.

     

    아이의 행동은 말없이 이렇게 전합니다.
    “나는 마음을 이해하는 법을 배우는 중이에요.”